그저 작가가 정이현이기에 골랐던 책.

정이현의 문체나 화법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산문은 좀 아닌 것 같다.

산문이라 하기엔 독후감 느낌이 나는 책이다.

그래서 읽다가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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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으로 타인과의 내밀한 친밀감을 경험한 사람은, 미처 아무것도 '계산'하지 못한다.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의 거리를 조정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매달리고 이기적으로 투정부린다.

자신의 장애와 결핍을 상대방이 온전히 채워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를 맡김으로써 사랑이 성립되었지만

역설적으로 그것 때문에 사랑은 붕괴되고 문득 이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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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치는 누구에게 뭘 받았느냐가 아니라 뭘 주었느냐의 문제로 결정된다는 화두가 관객을 아프게 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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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완강한 등을 보며 비틀비틀 가야 하는 사랑, 보답받지 못해도 애걸할 수 없는,

그런 사랑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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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신 스승께서는 일찍이 '소설가는 참 좋은 직업이다. 소설만 안 쓰면'이라는 명언을 남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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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깊으면 언젠가는 끝난다.


한 줄 요약 : 그래도 정이현이다.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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