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뭔가 진지한 글을 올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진지충이란 오명을 쓸까봐
일기장 같은 티스토리에 글을 남긴다.
2016년은 정말 너무 바쁘게도 지나간 하루였다.
아직도 나는 6개의 휴가를 더 써야 회사가 뭐라 하지 않으며,
3개의 휴가는 아직 어떻게 쓸지 결정 못 했다.
그리고,
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게 되었다.
처음엔 내가 직접 만든 키링.
자동차 열쇠와 함께 집, OTP까지 한 번에 잃어버렸다.
두 번째는 시계.
그렇게 비싼 시계는 아니었지만, 비싼 것과 상관없이
항상 차던 시계가 없으니 허전하다.
뭐가 그리 바빴기에
주변을 챙기지 못하고 잃어버리게 된 걸까.
내가 꿈꾸던 이상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나이는 먹어가고,
결혼의 압박은 심해져만 가고.
나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토끼 두 마리를 잡을 수 없음에
너무나도 슬프다.
오히려 혼자 사는데도
부모님과 같이 있을 때보다
나 혼자의 시간을 못 즐겼던 한 해였다.
나 스스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함에도,
올해 들어 처음 가지는 시간인 것 같다.
오늘이 12월 31일인데...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하나도 챙기지 못한 내가 너무 부끄럽고 아쉽기만 하다.
내년을 장담할 수는 없으나,
올해처럼 지나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길고 긴 내 인생에 중요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중요하지 않음에도 순간의 유혹에 빠져 그냥 해 버릴까 했던 것들이 많은 2016년이었다.
감정에 치우친 한 해였다.
내년엔 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것들은 좋은 것인데, 욕심을 부려서 내 인생을 버리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을 끊어내는 게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올해에 깨달았다.
끝이 다가온다.
끝났어도, 미련을 가질까봐 무섭다.
out of sight, out of mind.
제발 그리 되었으면.
이 또한 지나가면 아무 것도 아닌, 바람이었음을 알고 있음에도
그 바람을 계속 맞고 싶은 것은
나의 진심인것이냐, 나의 미련인 것이냐.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