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眞談[진담] 2016. 12. 31. 22:33 |

페이스북에 뭔가 진지한 글을 올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진지충이란 오명을 쓸까봐

일기장 같은 티스토리에 글을 남긴다.


2016년은 정말 너무 바쁘게도 지나간 하루였다.

아직도 나는 6개의 휴가를 더 써야 회사가 뭐라 하지 않으며,

3개의 휴가는 아직 어떻게 쓸지 결정 못 했다.


그리고,

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게 되었다.

처음엔 내가 직접 만든 키링.

자동차 열쇠와 함께 집, OTP까지 한 번에 잃어버렸다.

두 번째는 시계.

그렇게 비싼 시계는 아니었지만, 비싼 것과 상관없이

항상 차던 시계가 없으니 허전하다.


뭐가 그리 바빴기에 

주변을 챙기지 못하고 잃어버리게 된 걸까.


내가 꿈꾸던 이상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나이는 먹어가고,

결혼의 압박은 심해져만 가고.


나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토끼 두 마리를 잡을 수 없음에

너무나도 슬프다.


오히려 혼자 사는데도

부모님과 같이 있을 때보다

나 혼자의 시간을 못 즐겼던 한 해였다.


나 스스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함에도,

올해 들어 처음 가지는 시간인 것 같다.

오늘이 12월 31일인데...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하나도 챙기지 못한 내가 너무 부끄럽고 아쉽기만 하다.

내년을 장담할 수는 없으나,

올해처럼 지나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길고 긴 내 인생에 중요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중요하지 않음에도 순간의 유혹에 빠져 그냥 해 버릴까 했던 것들이 많은 2016년이었다.

감정에 치우친 한 해였다.

내년엔 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것들은 좋은 것인데, 욕심을 부려서 내 인생을 버리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을 끊어내는 게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올해에 깨달았다.

끝이 다가온다.

끝났어도, 미련을 가질까봐 무섭다.

out of sight, out of mind.

제발 그리 되었으면.


이 또한 지나가면 아무 것도 아닌, 바람이었음을 알고 있음에도

그 바람을 계속 맞고 싶은 것은

나의 진심인것이냐, 나의 미련인 것이냐.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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