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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와 함께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소개받은 영화.

'조선 최초의 날방송 코미디!'라는 카피에서 날방송이 날로 먹는 방송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생방송을 말하는 것이었다.

소재가 신선하고, 캐릭터들도 다 잘 구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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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을 꿈꾸는 K.

그러나 무언가 어설프다.

독립투사하면 뭔가 비장하고 멋있어야 할 것 같으나(마치 아나키스트처럼)

라듸오 데이즈의 K 등 독립투사들은 모두 하나같이 어설프다. 그런데 그게 더 리얼하게 보인다.

왜냐하면 그 시절에는 누구나 독립투사가 될 수 있었고, 뭔가 어설픈 애들도 독립에 갈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설픈 애들끼리(가방끈 짧은 아이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어설픈 독립을 꿈꾸지 않았을까.

그게 유머러스하면서도 동시에 슬펐다.

잘 나가는 사람들은(방송국 사장) 친일을 하고,

못 나가는 사람들은 독립을 꿈꾸고,

순박하고 무지한 사람들은 라듸오 드라마에 빠져 있는 그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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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라.

그저 그런 연기를 보여주었다.

무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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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황보라의 여파때문인지 뭔가 더 예뻐 보였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면 무엇이든 다 잘 팔린다.

초콜렛, 빨간 구두....

감독은 교묘하게 우리 시대를 풍자하고 있다.

김하늘 목걸이, 송윤아 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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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연가, 떨리는 가슴, 괴물에 이어 4번째로 만나는 고아라 양.

강원도 사투리 열라 어설프다. 많이 아쉽다.

하지만 기대해본다. 그녀가 성장했을 때 어떤 연기를 보여줄 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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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통해 커다란 수확을 거둔 게 있다면 바로 이 사람일 것이다.

오정세.

처음 보는 배우인데, 목소리 연기가 탁월하다.

성우 역할을 할 때와 제임스 역할을 할 때, 표정과 목소리 모두 대단했다.

나중에 꼭 좋은 영화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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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듸오 날방송 드라마를 만들 때 모습.

표정, 행동 모두가 리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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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한 밴드들.

크라잉 넛, 킹스턴 루디스카, 락 타이거즈, 문 샤이너스 등 많은 인디밴드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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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감명깊게 본 장면.

라듸오 데이즈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브라스 밴드들과 라듸오 데이즈의 출연진들이 같이 나와 춤춘다. 스윙 재즈인 것 같다.

그러나 이게 꼭 연극이 끝나고 배우들을 소개하는 장면 같았다는 것이다.

연극에서 볼 수 있던 커튼 콜을 영화에 적용했다니.

와, 너무나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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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듸오 데이즈를 중간쯤 보니 어느 드라마가 생각났다.

'온에어'

송윤아, 김하늘, 박용하, 이범수가 등장한 그 드라마.

이번 해 시청률이 제일 높았던 미니 시리즈로 기억한다. (호가호위인 격이다.)

드라마 로고부터 음악, 대사, 화면 모든 게 다 유치하고 유치한 드라마.

사람들이 왜 이 드라마에 열광했는 지 이해가 안 된다.

(사실 드라마에 열광했다기 보다 캐릭터에 더 몰입한 듯 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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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온에어의 기획의도를 잠깐 살펴볼까.

바로 위와 같다.

이러한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온에어조차 '방송국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로 끝났다.

정말 기분 나빴다. 그러면서 김은숙 작가 많이 욕했다.

항상 용두사미같은 드라마전개, 언제나 호가호위하는 시청률... 다음부터는 김은숙 작가 드라마는 안 보기로 결심한 계기도 그것이다.

그러나 라듸오 데이즈는 달랐다.

정말로 연출(류승범), 작가(김뢰하), 배우(오정세 등), 스탭(이종혁)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드라마를 이끌어갈 것인지,

경성방송국 사장에 대항해서 어떻게 드라마를 마무리지을 것인지 고민하는 그대들이

더 온에어 기획의도다웠다.

방송실로 통하는 입구를 나무 판자 4개로 막아놓은 장면은 압권이다.

한 줄 요약 :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추. 나만 재미있게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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