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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야간비행

고양이혼 2014. 9. 9. 16:24

이송희일 감독의 신작, 야간비행.

새로운 마스크 곽시양, 이재준.


사실 야간비행이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나온다고 했을 때,

게다가 이송희일 감독이 맡았다고 했을 때,

인터넷에서 떠다니는 BL 소설을 영화화했나 싶었다.



주인공, 용주.

순간 보이는 얼굴이 서준영을 닮았다.

영화를 보면서 조금 피식 했던 부분이, 용주가 화장실에서 소변을 누는 씬이었는데

워낙 키가 커서 소변기가 아동용처럼 보였다.

남자라면 알겠지만 전혀 그 위치(?)가... 아니었는데 말이지.

그런데, 이 스틸컷을 보니 원태희를 닮은 듯한 인상도 있고.

이송희일 감독이 선호하는 마스크인 듯.


기웅 역을 맡은 이재준.

사실 초중반까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감독이 동성애를 이야기하고 싶은 건지, 학교 폭력을 이야기하고 싶은 지

관객 입장에선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 없었기 때문에.

동시에, 곽시양과 이재준 풀샷 보면서

한국인으로 가지기 힘든 다리 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느라, 영화에 집중하지 못한 것도 사실.


찾아보고 나서야 알게된 사실인데, '캠퍼스의 봄'에서 예린 양과 같이 출연했었구나!

목소리와 발음이 좋았다.


이송희일 감독이 참 영리하다 싶었던 장면.

배경화면으로 쓰고 싶은 스틸 컷.


옛날에 여행 갔던 곳을 다시 가 보는 두 사람.

이 에피소드는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인가 싶었다. 



푸하하.

이 영화에서 박혁권이 나와서 뭔가 반가웠는데,

대마도라니! 영화에선 못 본 것 같은데. 편집 때 잘린 걸까.

그리고 엔딩 크레딧에서 이이경이 나왔다길래 깜놀.

원태희는 찾았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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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다.

고등학생이 겪는 사춘기(동성애)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다가도,

학교 폭력의 되물림을 이야기하는가 싶기도 하고.

다 보고나니 어쩌면 이송희일 감독은 

지금 이 사회는 외로운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영화를 딱히 보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이번에 제출하기로 한 내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설정이 너무나도 흡사하여 

(역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는가) 

혹시 내용도 비슷한가 싶어 확인 차 관람한 것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달라서 다행이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건 어쩌면 '건축학 개론'에 더 가까울 지도.


한 줄 요약 : 볼 거면 커플이 가서 보는 것보다는 혼자 보는 걸 추천 드립니다. 영화관에서 나오면서 생각할 것들이 많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