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설] 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
"사요나라 이츠카(안녕, 언젠가)" 이후
츠지 히토나리의 책이라 해서, 아무 이유 없이 구매했던 책.
책을 구매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괜히 샀다는 얘기지)
츠지 히토나리의 요즘 행보에 맞지 않게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동화같은 느낌의 이 책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전혀 모르겠다.
고등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이상한 '회색' 개념을 들고 와서 설명을 하는데
전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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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오루는 그래도 계속 화면을 응시했다. 몇 년 동안 내내 '있기만 하는 사람'이던 도오루가 비로소 어딘가의 누군가와 연결되어 그저 '있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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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색이라는 괴물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슬픔은 사실은 네가 원하는 일이야. 학교 같은 거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 세상 같은 거 끝장나버려라 하고. 유괴된 소년 따위 죽어버리면 좋겠다고 말이지. 아니냐? 실은 회색이란 바로 네 마음속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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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를 위해서라고 노래하는 자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들이야. 평화를 위해서니 어쩌니 하면서 온 세상이 전쟁을 하고 있다는 것도 까맣게 모르는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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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령, 무섭지 않아?
도오루가 물어보자 시라토는 즉각 대답했다.
- 무서워? 설마. 무서운 건 유령이 아냐, 인간이지.
히카루는 시라토의 등 뒤로 돌아가 "웃기는 소리 하시네. 나는 네가 훨씬 더 무서운데?"라며 낄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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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처 감추지 못한 것이 아니라 회색은 애초에 감추는 게 불가능한거야. 어디에도 감추지 못해 그대로 죄다 보인다고. 고스란히 다 보이는데도 흑도 백도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분간을 못하고 그냥 놓쳐버리는 게 현실이야. 저기 뻔히 있는데도 보지 못하는 건 단순히 식별하지 못하는 사회의 복잡한 코드 때문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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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은 당연한 것이고 태어난 순간부터 인간은 모두가 외톨이, 만났다 헤어지고 헤어졌다 다시 만난다. 일단 우주에 나섰다면 빛 따위는 없다. 영원히 이어지는 어둠만이 모든 것.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 나는 밤기차
- 칙칙폭폭.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는 밤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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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회색이 되어가고 있어. 자꾸자꾸 회색이 되어가. 그러는 게 편하거든. 무기력하고 무감동하고 무사상이나 무능력에 무자비하게 되는 것으로 직접적인 아픔이나 공포, 슬픔이나 미래로부터 도망칠 수 있지. 인간이 이 세계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남겨진 길이라고는 더 이상 고민할 것 없이 회색이 되는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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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이게 말인지 방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