見聞[견문]/圖書[도서]
[외국/소설] 나는 살인한다 1
고양이혼
2008. 7. 5. 17:01
사실 좀 창피했다.
제목이 너무 적나라하여 책을 읽을 때 옆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치한 제목과는 달리 이 작품(이것은 책이 아니라 작품이다)은 참 재미있다.
어느 블로거의 추리소설 추천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이 작품은(참고로, 1위는 화차였다.)
다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를 떠올리게 한다.
확실히 외국 소설(특히 추리물인 경우)은 처음 부분이 너무 재미가 없다.
50페이지까지 읽는 데 5일 정도 걸렸으니 말이다. 그 이후로는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총 2편인 '나는 살인한다'에서 1편을 다 읽은 지금 몇 가지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하고 총평은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한다.
.
.
.
날이 밝기까지 시간은 없고 할 일은 많다.
그 순간 빠져 있다고 느낀 단 한 가지는 음악이다.
.
.
.
그곳을 떠나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지금 본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지금 하고 있는 말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부두로 돌아가서 조용히 햇볕이나 쪼이며 무를 향해 걷고 있던 자신의 산책을 계속하고 싶었다. 숨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숨쉬고 싶었다.
.
.
.
"(중략) 우리 할머니가 늘 말씀하시던 이탈리아 속담이 있어. 네모로 태어난 사람은 동그라미로 죽지 못한다..."
그는 일어나 아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몸이 약간 굳어 있었다.
"난 네모와 동그라미 중 어느 모양인지 모르겠어, 해리어트. 내가 아는 건 모양을 바꾸고 싶지 않다는 거야."
.
.
.
호머의 전화를 받고 나서 나눴던 그들의 대화는 하늘이 준 기회였다.
결국 그는 네모도 동그라미도 아닌 장님일 뿐이었다.
.
.
.
"왜 지금 일을 맡게 됐냐고요?"
프랭크는 대답하기 전에 한 번 더 질문을 듣고 싶은 듯 되물었다.
"잠시나마 잊고 싶어서요."
.
.
.
"예전에 책에서 읽었는데, 모든 수수께끼는 답을 알고 나면 아주 단순하대요."
.
.
.
"살인자와의 대화가 아니라, 일반 사람들과의 대화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난 기자들 속성을 잘 알아요. 우려먹을 주제를 다 우려먹고 나면, 내가 나 자신에게 했던 질문을 그들도 할 겁니다. 왜 그였을까? 대답을 찾지 못한다면, 대답을 만들어 내겠죠. 그리고 나를 파괴시킬 겁니다."
.
.
.
노자와 히사시의 '연애시대'라는 작품을 읽고, "이건 소설이 아니라 대본아닐까?"라고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글을 읽으면서 동시에 그 상황이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지기 때문이었다.
노자와 히사시가 원래 드라마 작가쪽 일을 했다는 것을 알고, 소설까지 그 영향이 미치는 구나라고 놀랐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조르지오 팔레띠의 '나는 살인한다'도 소설 속 상황이 마치 내 눈 앞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심리묘사와 장면묘사가 탁월하다.
이 작품을 그대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주요 테마만 따서(살인범과 라디오 DJ의 살인 전 예고 대화, 경찰과
경찰 주변에서 그들을 돕는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만 나단 파커 장군의 이야기는 제외) 재미있게 각색하면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드라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한 가지.
조르지오 팔레띠는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살인이 일어날 때나, 라디오 DJ의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특정 노래를 언급했는데,
그 노래가 나오는 소설 속 장면을 읽을 땐, 실제로 그 음악을 들으면서 읽는다면 재미는 더욱 배가되지 않을까.
나중에, 다시 읽고 싶어질 때 꼭 그렇게 읽어보고 싶다.
(=---------------------- 스포일러 ----------------------=)
(부록) -나는 살인한다1에서 등장한 음악-
U2 - Pride _ 장루가 집에서 나와 직장으로 향하는 장면
남과 여 OST(감독 : 끌로드 를르슈) _ 장루와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의 첫 번째 대화에서 들려준 음악
Steppenwolf - Born to be wild _ 두 번째 대화 시작 전 장루의 시그널 음악
SANTANA - Samba Pa Ti _ 두 번째 대화에서 들려준 음악
SANTANA - Soul Sacrifice _ 두 번째 살인의 힌트
지미 헨드릭스 - Instrumental Solo _ 비보와 파소와의 대화. 비보가 파소에게 얼굴을 주는 장면
언터쳐블 _ 프랭크와 영사와의 대화에서. 프랭크가 엘리어트 네스같은 사람일거라 상상했다고 말하는 영사.
로랑 브랜트 - Nuclear Sun _ 세 번째 대화에서 들려준 음악
La Strada(길) OST(감독 : Federico Fellini) _ 세 번째 살인이 일어날 때
제목이 너무 적나라하여 책을 읽을 때 옆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치한 제목과는 달리 이 작품(이것은 책이 아니라 작품이다)은 참 재미있다.
어느 블로거의 추리소설 추천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이 작품은(참고로, 1위는 화차였다.)
다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를 떠올리게 한다.
확실히 외국 소설(특히 추리물인 경우)은 처음 부분이 너무 재미가 없다.
50페이지까지 읽는 데 5일 정도 걸렸으니 말이다. 그 이후로는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총 2편인 '나는 살인한다'에서 1편을 다 읽은 지금 몇 가지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하고 총평은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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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기까지 시간은 없고 할 일은 많다.
그 순간 빠져 있다고 느낀 단 한 가지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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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떠나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지금 본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지금 하고 있는 말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부두로 돌아가서 조용히 햇볕이나 쪼이며 무를 향해 걷고 있던 자신의 산책을 계속하고 싶었다. 숨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숨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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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우리 할머니가 늘 말씀하시던 이탈리아 속담이 있어. 네모로 태어난 사람은 동그라미로 죽지 못한다..."
그는 일어나 아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몸이 약간 굳어 있었다.
"난 네모와 동그라미 중 어느 모양인지 모르겠어, 해리어트. 내가 아는 건 모양을 바꾸고 싶지 않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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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머의 전화를 받고 나서 나눴던 그들의 대화는 하늘이 준 기회였다.
결국 그는 네모도 동그라미도 아닌 장님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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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일을 맡게 됐냐고요?"
프랭크는 대답하기 전에 한 번 더 질문을 듣고 싶은 듯 되물었다.
"잠시나마 잊고 싶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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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책에서 읽었는데, 모든 수수께끼는 답을 알고 나면 아주 단순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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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와의 대화가 아니라, 일반 사람들과의 대화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난 기자들 속성을 잘 알아요. 우려먹을 주제를 다 우려먹고 나면, 내가 나 자신에게 했던 질문을 그들도 할 겁니다. 왜 그였을까? 대답을 찾지 못한다면, 대답을 만들어 내겠죠. 그리고 나를 파괴시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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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히사시의 '연애시대'라는 작품을 읽고, "이건 소설이 아니라 대본아닐까?"라고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글을 읽으면서 동시에 그 상황이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지기 때문이었다.
노자와 히사시가 원래 드라마 작가쪽 일을 했다는 것을 알고, 소설까지 그 영향이 미치는 구나라고 놀랐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조르지오 팔레띠의 '나는 살인한다'도 소설 속 상황이 마치 내 눈 앞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심리묘사와 장면묘사가 탁월하다.
이 작품을 그대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주요 테마만 따서(살인범과 라디오 DJ의 살인 전 예고 대화, 경찰과
경찰 주변에서 그들을 돕는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만 나단 파커 장군의 이야기는 제외) 재미있게 각색하면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드라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한 가지.
조르지오 팔레띠는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살인이 일어날 때나, 라디오 DJ의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특정 노래를 언급했는데,
그 노래가 나오는 소설 속 장면을 읽을 땐, 실제로 그 음악을 들으면서 읽는다면 재미는 더욱 배가되지 않을까.
나중에, 다시 읽고 싶어질 때 꼭 그렇게 읽어보고 싶다.
(=---------------------- 스포일러 ----------------------=)
(부록) -나는 살인한다1에서 등장한 음악-
U2 - Pride _ 장루가 집에서 나와 직장으로 향하는 장면
남과 여 OST(감독 : 끌로드 를르슈) _ 장루와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의 첫 번째 대화에서 들려준 음악
Steppenwolf - Born to be wild _ 두 번째 대화 시작 전 장루의 시그널 음악
SANTANA - Samba Pa Ti _ 두 번째 대화에서 들려준 음악
SANTANA - Soul Sacrifice _ 두 번째 살인의 힌트
지미 헨드릭스 - Instrumental Solo _ 비보와 파소와의 대화. 비보가 파소에게 얼굴을 주는 장면
언터쳐블 _ 프랭크와 영사와의 대화에서. 프랭크가 엘리어트 네스같은 사람일거라 상상했다고 말하는 영사.
로랑 브랜트 - Nuclear Sun _ 세 번째 대화에서 들려준 음악
La Strada(길) OST(감독 : Federico Fellini) _ 세 번째 살인이 일어날 때